최근 5년 동안 약 8,000명의 인도네시아 국민(WNI)이 인도네시아 국적 포기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적을 포기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합니다. 해외 유학이나 취업, 외국인과의 결혼, 그리고 일부 국가에서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법률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와 함께 2026년 8월 1일부터 시행되는 국적 관련 수수료 인상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외국인이 인도네시아 국적을 취득(귀화)하려면 최대 7,500만 루피아의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며, 반대로 인도네시아 국민이 국적을 포기할 경우에는 500만 루피아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이는 2026년 정부령(PP) 제30호에 따른 것으로, 법무부가 징수하는 비조세국가수입(PNBP)의 새로운 요율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일반 귀화 절차를 통해 인도네시아 국적을 신청하는 경우 신청 건당 7,500만 루피아가 부과됩니다. 다만 귀화 방식에 따라 수수료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자녀나 출생국의 국적법에 따라 국적 선택 대상이 되는 자녀의 경우에는 500만 루피아가 적용됩니다. 또한 외국인이 인도네시아 국민과의 결혼을 통해 국적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신청 건당 2,500만 루피아의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반대로 인도네시아 국민이 스스로 국적 포기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대통령 명의의 국적 상실 결정서 발급 수수료가 기존 100만 루피아에서 500만 루피아로 인상되었습니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국적을 상실하는 경우에는 350만 루피아의 수수료가 적용됩니다.
그렇다면 최근 왜 많은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국적 포기를 선택하고 있을까요? 2025년 2월 발표된 인도네시아 교육대학교(Universitas Pendidikan Indonesia)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사회·경제·정치적 구조적 문제의 누적 결과로 분석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일자리 부족,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를 우선시한다는 인식, 낮은 임금 수준과 노동의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습니다. 또한 높은 세금 부담에 비해 체감되는 공공서비스 혜택이 부족하다는 점, 법 집행이 약자에게는 엄격하지만 권력층에는 관대하다는 불신, 정부 정책의 실효성 부족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여기에 경기 침체와 경제 불안, 국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정치 환경, 그리고 인적자원 경쟁력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해외에서 새로운 삶을 찾거나 국적 변경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편 사회학자이자 자카르타 신학철학대학(STFT Jakarta) 교수인 용키 카르만(Yonki Karman)은 국적 문제를 단순한 행정 절차나 법적 신분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국적은 국가와 국민을 연결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계약이라고 설명합니다.
수평적으로는 모든 국민이 민주적인 공공영역에서 동등한 시민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수직적으로는 국가가 모든 국민의 권리를 차별 없이 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주국가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법 앞의 평등을 보장해야 하며, 특정 계층이나 집단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민주주의의 수준은 단순히 선거 투표율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평등한 권리를 실제로 보장받고 있는지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강한 국가와 건강한 애국심은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와 법적 평등을 보장받는 사회에서만 형성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국적은 단순히 행정적 신분이나 수수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적을 유지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는 개인이 느끼는 삶의 기회, 사회적 공정성, 그리고 국가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확보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는 점을 이번 논의는 시사하고 있습니다.